“공간적인 의미로 지역이 희망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지역이 희망이라고 하는 이유는 우리들이 꿈꾸는 것을 실현하는 공간이 지역의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곧 우리들의 삶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6년 7월 필자가 희망투어를 떠나며 쓴 글입니다.

  2006년 7월에 지방선거에서 "어렵게 뿌려놓은 풀뿌리 생활 정치의 씨앗을 제대로 길러보지도 못하고, 기존 정당의 정치 놀음판에서 완전히 고사되어 버린 풀뿌리 민주주의를 어디서,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 다시 시작하면 희망이라는 것은 있는 건지 절망을 느꼈다"라는 한 지역이 풀뿌리 활동가의 말을 듣고 당시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기획실장이었던 조양호씨, 오마이뉴스 김병기기자와 함께 전국의 풀뿌리시민운동 단체와 사람들을 만나러 길을 떠났었습니다.

  지리산을 시작으로 16일간 제주에서 강원도까지 20여 곳의 지역을 돌며 40여개의 단체와 사람을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풀뿌리운동이 희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민이 주체가 돼서 지역의 문제를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풀뿌리주민운동입니다. 이것이 본래의 운동이고 시민운동은 이러한 ‘운동’을 복원해야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 4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6월에는 민선 5기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대의민주주의는 소수 정당의 '정치독점'과 시민들의 '참여배제'가 고착화되어서 좋은 정치를 보여주는데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다양한 시민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정치적 토대와 그릇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풀뿌리 운동 단체의 활동가들은 몇 차례의 만남과 모임을 통해  ‘풀뿌리좋은정치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17명의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과천시, 대구 북구, 구례군에서 3명이 당선되었습니다. 정치를 ‘선거’로 좁혀서 평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하는 과정에 많은 아름다운 사례가 있었지만 지난 2006년보다 3배나 더 당선시켰다고 혹자의 말로 위로 받기에는 현실정치의 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이 17명의 아름다운 도전을 기록하고 미래의 좋은 정치의 모습을 찾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들과 함께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풀뿌리 좋은 정치의 해법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들과의 질문, 대화, 기록, 공유, 협력의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와 미래의 정치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첫 방문지였던 관악에서의 질문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나에게 이번 선거는 ‘□’이었다”라는 질문이었고, 다른 하나의 질문은 “행복한 난곡을 위해하고 싶은 일은?”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정답은 없었습니다. 관악에서의 선거는 ‘행복한 난곡’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고, 행복한 난곡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석한 40여명의 사람들 모두가 빠짐없이 자신의 생각을 적고 공유하면서 이번 선거의 경험을 나눴고 해야 될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생활’과 ‘운동’과 ‘정치’의 경계가 없습니다. 주민의 욕구에 기초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생활인이 주체가가 되는 풀뿌리시민운동과 이에 기반 한 생활정치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하나의 기획의 서로 다른 모습입니다.

  구미, 대구, 울진을 시작으로 8월 말까지 호남의 광주와 구례, 대전과 옥천, 제주, 강원의 속초, 그리고 짬짬히 경기 과천과 서울의 도봉, 마포, 노원, 광진 등도 찾아갈 생각입니다.
  이번에 나서는 길이 풀뿌리 좋은 정치에 대한 어떠한 해답을 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질문과 대화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쌓이면 퍼즐문제를 푸는 것처럼 답이 구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루쉰이 "희망이란 원래부터 있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없는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풀뿌리 좋은 정치의 길이 될 것이라 믿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 길을 떠나기전 시민신문에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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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현
    2010/07/23 09:51
    샘의 고민이 절절히 느껴지네요... 도봉에도 오신다구요... 뵙고 같이 얘기해봤으면 합니다. 무엇이 희망일 수 있는지, 희망을 위해서 우리의 활동은 어떻게 변화되어하는지 말입니다.
    샘!!! 화이링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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